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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실버의 고학력증후군

칠순을 맞은 노신사가 긴 한숨을 뱉었다. 평생 일만하며 살아 왔던 삶이 허무해서도 아니고, 지갑이 가벼워져 생활이 걱정스러운 것도 아니다. 칠순 잔치를 여는 대신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고, 아들과 여행지에 대한 상의를 했는데 그만 다툼으로 끝나버렸다. 아들은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에 적당하다 생각하는 것을 추천했지만, 노신사는 자신이 찾은 상품이 더 마음에 들었다. 여행을 보내달라는 것도 아니고, 여행지에 대한 상의를 한 것뿐이었는데 대화의 끝은 “그럴 거면 아버지 맘대로 하라”였다. 백발 할머니가 핸드폰 매장에서 점원에 언쟁을 벌였다. 점원은 화면이 큰 최신 핸드폰을 보여주며 요즘의 조부모들이 손주들과 SNS로 소통하는 걸 설명했다.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며 목숨보다 소중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의 얼굴과 모습을 매일매일 볼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할머니는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극구 최신 기기를 거절했고, 최소한의 기능이 있는 핸드폰을 찾았다. 결국 “실버폰은 저희 매장에 없다”는 말을 핀잔처럼 들으며 매장을 나왔다. 한 치과의사가 점점 더 일하기 힘들어 진다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치과에 오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이 환갑이 넘은 노인인데, 자신을 위한 치료든 손주를 위한 치료든 보통 깐깐한 게 아니라며 혀를 내둘렀다. 내용인 즉, 일반적인 보철치료는 물론이고 틀니나 임플란트 같은 교정치료 역시 젊은 사람보다 두 배 이상의 설명과 질의응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박대할 수도 없었다. 의사라는 직업의식도 그렇지만, 노인들의 소비력과 소비주도권이 적잖이 높기 때문이었다. 노년 층이 소비시장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의 축적을 향해 뛰었던 시간은 대략 반세기다. 돈의 중요성을 강조 받으며 공부했고, 돈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청년기와 장년기를 보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걸 깨달았고,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아쉬움으로 사는 것보다 실천하며 사는 게 낫다는 걸 믿게 됐다. 실버산업의 부실은 그들이 가진 학력과 경력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서 기인됐다. 돈, 지식, 경험까지 다 갖춘 그들을 우리는 늙고 둔하고 어리숙한 사람들로 폄하하고 있다. 그렇게 뇌리에 박아놓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실버의 고학력증후군에 빠질 분위기다. 정치, 경제, 사회, 의료까지 어느 하나도 쉽게 내편으로 만들 수 없는 대상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당분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2015-04-27 13:32:1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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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일의 항공세상] 착륙시 외부조건에 의한 조종사의 착시현상

인간은 여러 감각기관을 통해 자세를 유지하고 생활한다. 비행 중인 조종사에게는 안전운항을 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시각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다. 미국 항공청의 '조종사 계기비행 절차'에 의하면 조종사는 이륙이나 착륙 중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여러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는 조종사 자신의 착각으로 비롯되는 위험 요소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착륙 중에는 시각에 의한 착각이 흔히 일어나 조종사들은 사전에 많은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인간의 고정 관념은 자신이 착각에 빠져 있음을 알고 있어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인간의 감각기관 중 제일 정확하다고 하는 것이 시각이다. 그러나 주변의 환경이나 대기의 조건에 따라 시야에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주위의 참조물과 원근, 고저, 크기, 색상 및 명암을 비교함으로서 조종사는 언제라도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 중의 착각현상으로 평소 익숙한 활주로보다 폭이 좁은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을 할 때 조종사들은 활주로가 길게 느껴진다. 고도가 실제보다 높다는 생각이 들게 돼 정상적 접근보다 더 낮게 내려옴으로써 활주로 끝 부분에 도달 전에 항공기를 지면과 접촉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대로 익숙한 활주로보다 폭이 넓은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을 할 때는 조종사들이 고도가 실제보다 낮다는 생각을 하게 돼 접지를 늦게 한다. 짧은 활주로일 경우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대기의 조건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심한 강우는 광선을 발산시킴으로써 조종사가 접근등이나 활주로등으로부터의 거리를 판단하는 인지작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광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해 조종사로 하여금 실제보다 멀리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빗방울이 조종석 전면 유리창에 떨어지면 활주로등의 빛을 퍼지게 하고 불빛의 크기를 크게 보이게 해 조종사는 실제 거리보다 가까이 있는 것으로 믿게 된다. 이는 미리 고도를 낮추게 만들어 활주로 말단지점에 설치된 안테나 등의 시설물과 충돌하게 된다. 비슷한 현상으로 유리에 묻은 빗방울은 광선굴절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착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항공기는 정확한 강하경로로 접근하고 있다 하더라도 조종사는 굴절작용 때문에 보다 높이 또는 보다 낮게 비행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유리창의 각도나 다른 시정에 의해 활주로 중앙선보다 좌우측으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비행장이 안개로 덮여 있을 때, 특히 야간에 착륙을 위한 접근 중에는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활주로의 조명시설에 의해 접근등 또는 활주로등까지 전부를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항공기가 강하하면서 이 얕은 안개층으로 들어가면 참조물을 볼 수 있는 시정이 갑자기 감소돼 전체 접근등의 가까운 부분만 보이게 된다. 조종사는 긴 불빛의 길이가 자기 앞쪽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착각해 항공기의 기수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렇게 잘못된 수정조작의 결과로 항공기는 보다 깊은 강하율로 접근하게 돼 지면충돌의 위험이 있다. 시각에 의한 착각은 정상적인 사람도 무의식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조종사가 비행 중에 착시와 관련된 위험을 상기해 미리 대비하고 최소화하는 게 필수적이다. 야간에 강우나 안개가 동반된 상태에서 착륙 시에는 착시는 반드시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 조종사들이 이에 대한 지식과 조치절차를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착륙 비행장의 기상이나 활주로 상태 등을 사전에 파악해 안전한 운항에 철저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

2015-04-26 16:15:1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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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의 다른 생각]아이유와 술 권하는 사회

[송병형의 다른 생각]아이유와 술 권하는 사회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과잉입법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개정안은 청소년이 또래로 착각하기 쉬운 24세 이하의 주류 모델을 금지한다. 청소년의 음주를 막자는 취지다. 법적으로 우리나라는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음주가 가능하다. 모델의 경우 술을 마실 수는 있지만 술 광고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소주 '참이슬' 모델로 활동 중인 아이유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개정안은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6개월이 지나 발효된다. 1993년 5월생인 아이유는 개정안이 발효되면 2017년 5월까지 주류 광고가 제한된다. 많은 스타들이 자신의 황금기에 주류 모델로 나섰다. 아이유는 자신의 황금기를 놓치는 셈이다. 아이유의 팬들과 많은 애주가들이 과잉입법이라며 발끈하는 이유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도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우려하며 "미국, 영국 등도 법률로는 법정 음주 허용 연령과 주류 방송 광고 출연 허용 연령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법률에는 TV 주류 광고 출연 제한 연령을 미성년자로 규정하되, 주류 업계 자율로 법률보다 연령을 상향하여 규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미국은 만 21세 이상에게 음주와 주류 모델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만 18세 이상이다. 미국과 영국은 대신 업계자율로 만 25세 이상의 주류 모델만을 허용하고 있다. 법률과 업계자율에 의한 규제의 차이는 크다. 개정안은 업체가 규정을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벌금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범법자라는 낙인이 찍힌다. 자율규제 위반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된다. 개정안은 발효와 함께 사문화될 우려도 있다. 법을 어겨가며 모델을 선택할 업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처벌조항이 아닌 가이드라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마냥 국회의원 탓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2012년 김연아의 하이트 맥주 광고 논란으로 태어났다. 개정안이 발의된 시점은 2012년 7월 2일이다. 이후 3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업계자율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2012년 김연아를 맥주 모델로 내세운 하이트진로는 2014년 11월 아이유를 참이슬 모델로 내세웠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 측은 "갈수록 주류 광고의 모델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주류업체의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술 권하는 사회'를 업체가 조장하니 국회도 과잉으로 대응했다는 이야기다.

2015-04-26 15:06:10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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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많은 선을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에드가 드가

선을 그어라. 많은 선을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물을 보고 그려도 좋고 기억으로 그려도 좋다. -장 오귀스트 앵그르- 프랑스의 화가인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1780 -1867)가 후배 화가인 드가(Edgar De Gas/1834-1917)에게 조언한 말인데요. 요즘 제 주변에 하나, 둘 뒤늦게 미술을 전공하지 않으셨던 분들이 취미로 유화를 배우기 시작했다거나 드로잉을 배우기 시작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너무 반가운 소식들이죠. 개인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방법이 한 가지씩 늘어날 테니까요.​ 그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내 마음대로 그려도 되느냐” “법칙과 기본기를 배우는 것이 우선이냐” 의 내용인데요. 내 마음대로 그리는 것도 드로잉이 맞고, 법칙과 기본기대로 그리는 것도 드로잉이 맞겠죠. 제 생각에는 둘 중에 한 가지 방법만 하는 것보다는 기본기와 법칙을 배우면서 자신만의 드로잉, 크로키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은 요리 재료를 가지고도 전혀 다른 음식이 완성되고 수학문제의 답에 도달할 때도 사람들마다 다른 공식으로 접근을 하듯 드로잉이나 크로키의 방법도 마찬가지겠죠. 기본기를 무시하고 창작이 자유로워 질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다고 늘 법칙대로만 그린다면 모작의 수준에만 그치겠죠. 드가(Edgar De Gas/1834-1917)드로잉 작품들을 바라보면 그는 선배화가인 앵그르의 말을 지표로 삼은 듯이 인상파 화가들 중 가장 많은 선을 세상에 남긴 화가 같아요. 어릴 적 미술시간에 우리는 소묘 즉 드로잉(Drawing)의 뜻을 스케치나 완성된 작품의 습작이라고도 배웠고 표현기술을 위한 훈련이라고도 배웠고, 스케치 그 자체만으로도 독립된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배웠죠. 추억의 미술시간 지식이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정답이 아닐까 싶어요. 드가는 수많은 유화나 파스텔화를 남기기 전에 더 수많은 드로잉을 했죠. 그의 드로잉 작품들은 그가 완성하려는 작품의 습작이기도 하고 드로잉 자체만으로도 독립된 훌륭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 장 한 장의 드로잉이 모여 에드가 드가라는 대단한 화가의 인생이 완성되었겠죠. 천성적인 소질덕분에 잘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숨겨진 곳에서 쌓은 성실함이 배어 있는 화가의 노력이 곳곳에 깃든 스케치 습작들을 볼 때 그 화가의 작품세계가 더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 출근길 명화 한 점, 엄마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 저자/bbigsso@naver.com)

2015-04-24 10:29:0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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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과도한 식탐을 조절해주는 음식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 식욕도 마찬가지다. 식욕이 없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식욕이 지나쳐서 건강을 망친다면 이것 역시 문제가 된다. 방금 식사를 했는데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거나 살이 찌고 건강이 나빠지는 데도 식욕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 식욕을 안정시켜주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과도한 식탐은 잘못된 식습관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불규칙하게 식사를 한다거나 과식이나 폭식 같은 잘못된 식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다. 점점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지 못해 식탐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식사 시간이나 식사량 등을 바로잡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위장에 열이 많거나 몸에 음기가 부족해서 열이 발생하면 식탐이 생긴다고 본다. 체내에서 발생한 과도한 열이 음식을 빨리 태우기 때문에 공복 상태가 아닌데도 허기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도한 식탐을 다스리는 데는 찬 성질의 보리차가 도움이 된다. 보리차는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식후 소화제로 활용되어 오던 익숙한 음식이다. 위장과 대장의 활동을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소화흡수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불필요한 음식찌꺼기나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돕는다. 한편으로는 과도하게 증가하는 식욕을 줄이고 안정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뽕나무 가지인 상지도 효과적이다. 상지는 동의보감에 몸을 야위게 하는 본초라고 기록되어 있다. 식탐이 지나칠 경우 이를 자제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섭취한 음식물로 인해 비만이 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지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들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 같은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둥글레차도 좋다. 식탐은 중추신경계가 혼란을 일으켜서 발생하게 되는데, 둥글레차는 중추신경계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식탐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데,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데도 둥글레차가 좋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

2015-04-24 10:23:5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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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이 보는 세상만사(世上萬事)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이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플라톤이 처음 말한 '우로보로스(Ouroboros)'다. 그리스어로 '꼬리를 문 뱀' 또는 '영원히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의 뜻이다. 무한반복, 영속성, 순환고리 등으로 표현된 신화적 생물이다. 하지만 '우로보로스'의 단어 이면에는 자기 꼬리를 먹을 만큼 어리석고 욕심많고 비정상적인 상태를 비꼬는 뜻도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성완종 리스트로 떠들썩한 지금의 모습이 꼭 우로보로스와 닮은꼴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인사에서 비롯된 인사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성완종 리스트의 주인공들 역시 자기꼬리를 먹는 셈이 되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도를 넘어선 욕심 때문이다. 계속해서 가지려고만 하다 결국엔 스스로 파멸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승자박'이 된 셈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을 수첩에서 찾았다. 총리인선만 벌써 6번째다. 인사가 만사란 옛말은 박 정권에서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이완구 총리의 사퇴와 박상옥 대법관 후보문제 등 꼬리물기처럼 끝없이 되풀이되는 측근 모시기가 결국 자기발목을 잡은 셈이 되었다. 최근 불명예 사퇴한 박용성 중앙대 재단이사장의 막말이메일 파문도 자기의 힘을 과시하다 생긴 일이다. 이렇게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을 지키기위해 그리고 더 많이 뺏어오기 위해 필요한 대상만 찾는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발생하고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이나 회사와는 달리 국민의 행복과 안위를 보살피는 정부의 수장들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행사하는데 개인적 욕심을 개입시키면 안된다. 지금까지 일어난 비리와 부정부패가 모두 사심을 발동시켜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나라를 경영하는 대통령은 나랏일을 보는 사람들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 이 시대에 흠없이 완벽한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장관후보자에게 제공되는 200여개의 질문지가 있는 '자기 검증서'와 인사청문회, 주위의 평판 등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적합 여부를 가릴 수 있다고 본다. 후보자 본인 스스로도 '자기검증서'에 하나씩 체크하다보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국민의 공복으로 소임을 다할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결코 정당, 특정 계파나 인연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만약 계속해서 사심으로 권력을 이용하면 결국 자신의 꼬리를 먹는 우로보로스가 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과 비정상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한 대통령의 약속을 기억한다. "유능한 공직후보자를 상시 발굴해 필요한 자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아쓰겠다"고 국민 앞에서 다짐한 대통령의 말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2015-04-23 14:16:03 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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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의 재계바로보기]박 대통령 '읍참마속' 용단, 국가경쟁력 강화 찬스

최근 성완종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퇴하는 등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폐해로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재벌들과 정권의 유착은 대다수 국민들이 정치권과 재벌을 불신하게 만드는 고질적 병폐다. 지난달 12일 취임 첫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패와 전쟁'을 선포했던 이완구 총리가 39일 만에 사의(辭意)를 밝히며 정작 본인이 가장 먼저 검찰에 소환돼 '사정(司正) 대상 1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완종 사건에 대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하는 용단을 내렸다. 국민이 원하는 본질은 정치권의 분탕질이 아닌 부정부패 없는 투명한 대한민국이다. 이번 기회에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으면 경제 발전에 정치권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부패 지수가 낮은 나라를 만들수록 국가경쟁력이 강화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한국을 부패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55점으로 OECD 국가 34개국 중 27위이고 조사대상국 177개국 중 46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세월호와 성완종 사태의 공통점은 부정부패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부패를 엄벌하는 투명한 사회였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이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은 물론 기업의 연결고리를 뿌리까지 뽑아 부정부패로부터 나라를 바로세우고 국가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업만 혁신을 하지 않아서 망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은 누구도 부패한자는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투명한 나라 만들기 위한 용기를 내야한다. 국민적 열망을 개혁 에너지로 전환 시키는 리더십을 통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 정치공세에 이용하려는 사람은 모두 척결해야한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부정부패의 불신을 없애려면 더 강력한 부패척결을 단행해야한다. 대통령이 나서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부패와의 전쟁을 이어간다면 대다수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15-04-23 06:00:00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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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의 세상보기] IMF의 두 번째 경고 '구조개혁에 나서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경제에 잇따라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IMF는 지난주초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4.0%에서 3.7%로 낮춘데 이어 3.3%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하향조정한 배경에 대해 "가계소비와 투자심리가 취약해지고 있고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하락) 위험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번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5%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2월 정부와 가진 연례협의에서도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2월때와 달리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의 성장세 둔화가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주된 이유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부진을 꼽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올해 6.8%로 전망, 중국 정부의 방어선 7%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실제로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7.0%에 그쳤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여파로 올들어 수출이 석 달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내적으로도 불안한 형국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이 24일부터 총파업을 결의했고, 한국노총도 다음 달 단위노조 찬반 투표를 거쳐 늦어도 6월 초에는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도 좌초 위기에 처했다.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고려 일각에선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3.8%를 고수하면서 경기낙관론을 설파할 때인가. 최근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종 실물경기 지표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황이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유동성에 따른 상승세이기 때문에 자칫 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한다. 성완종 게이트로 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국이 어수선하다. 이런 때일수록 경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주말 IMF는 이달 들어 두 번째 경고를 보냈다. 최고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세계경제가 재정확대와 통화완화 정책만으로 추가적 성장세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구조개혁과 인프라 투자가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했다. 단기처방에 급급하기 보다는 '구조개혁에 과감히 나서라'는 IMF의 잇따른 경고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2015-04-22 06:01:33 김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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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대안미술공간 '풀' 성공적 자립 기대하며

최근 문화계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의 지원금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등 대극장은 물론 서울시향 등 규모가 큰 메이저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소규모 단체들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미술계의 경우 오래 전부터 "자본에 예속됐고, 독점자본의 지배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안미술공간으로 자리를 지켜왔던 '아트 스페이스 풀'이 새 출발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99년 '대안공간 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곳은 재정난에 정부 지원금 축소까지 겹쳐 존폐의 기로에 섰다가 얼마 전 기금마련전을 시작했다. 이들의 목표는 절박하다. 미술계 구성원들의 작품을 판매해 대안공간의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성희 대표를 비롯해 직원 모두가 무보수로 일하고 있지만, 월세에 관리비에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자금 만이 아닌 올해 개관 15년을 맞아 시작의 원동력이었던 '공동'의 의미를 다시 추스릴 생각이다. 풀을 중심으로 모인 기획자·작가들이 기획과 운영에 대해 제안을 하고, 서로간의 비평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획전과 작가 프로덕션, 워크샵, 세미나, 교육, 국제교류 등도 알차게 꾸려갈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가파른 언덕위에 마련된 풀 전시장에는 기금마련전 취지에 동참한 작가들의 작품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원로와 중견, 신진 작가까지 평소보다 낮은 가격에 작품을 출품했다고 한다. 기금마련전은 다음달 17일까지 열린다. 이어 다음달 28일부터 한달간은 워크숍 기반의 전시인 '눈에는 이, 이에는 눈'을 연다. 작가와 신청자들이 일련의 실험적인 워크숍을 거쳐 작품을 제작하고, 이 과정과 결과물을 전시하는 형태다. 3명의 작가와 함께 그룹을 이룬 참여자들은 작품을 만들고 작품에 대한 가치 평가가 돈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이 아닌 작품에 대한 가치교환과 돈을 대신할 수 있는 실물교환 방식을 고민하고 찾아 나갈 계획이다. 풀은 워크숍 참여자를 아직 모집 중이다. 미술계의 새로운 대안과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는 풀의 작업들이 풍성한 결실을 얻었으면 한다.

2015-04-20 17:15:04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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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미친 현실이라 불리는 시장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봄을 대표하는 노래다. 올해는 예년만큼 들을 수 없다는 게 아쉽다.다. 화사한 벚꽃이 흩날리는 봄을 느낄 수 없는 날씨, 잔뜩 흐리거나 지루하게 비가 내리거나 하는 일기 탓이다. 성급한 동백꽃으로 시작하는 봄꽃의 개화는 매화, 목련, 개나리, 진달래를 거쳐 벚꽃으로 절정에 이르고, 철쭉으로 끝난다. 이 과정은 짧은 봄날처럼 순식간이다. 그나마 요즘은 순서를 가늠하기 어렵다. 봄비가 내리면 꽃이 지고 봄이 끝난다는 말도 옛말이다. 계절도, 꽃도, 날씨도 제멋대로다. 백화점 식품코너에 가면 특정 가게가 인산인해로 진풍경인 경우가 심심찮다. 얼마 전까지(대략 3~4년)만 해도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식품이 주목을 받았다. 요즘은 기성세대의 향수를 넘어 너무 고전적이라 할 식품이 인기다. 식품뿐만 아니라 식재료도 마찬가지다. 긴 줄에서 시간을 쓰고, 몇 천원으로 손에 쥔 식품은 ‘괜찮네’ 혹은 ‘오랜 만이네’ 정도의 음식이다. 결코 두 번째 줄서기를 실행하지는 않는다. 줄 서는 것 자체에 대한 만족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반면, 좋은 재료에 고유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푸대접 받기 십상이다. 패션은 공급자가 소비자를 이끌어가는 대표적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의 흐름을 보면 공급자의 기획이나 전략은 사무실에서 업무시간을 채우는 직원의 종잇장 놀이에 불과했다. 소비자는 공급자가 제안하고 유도하는 디자인, 컬러, 아이템에 휘둘리지 않았다. 심지어 매장에서 전시된 상품의 코디네이션조차 따르지 않고, 그 뻔한(?) 믹스매치에 혀를 찼다. 구매를 촉진하려는 홍보, 마케팅 역시 심심하다며 외면했다. 소비자는 “됐어. 그냥 상품이나 잘 보이게 꺼내놔.”라고 쿨(?)한 태도를 보인다. 상대방을, 흐름을 예측한다는 것은 그 부분에 대한 정보를 독과점할 수 있을 때 유효하다. 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 평균 이상일 경우 예측이나 예측에 따른 대비책은 의미가 없다. 예측하고 대비하는 동안 또 다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앨런 트레플러의 ‘체스경영’이, 삼국지 제갈공명의 ‘임기응변’이 주목 받는다. 또, 바둑이 새삼스레 최고의 오락으로 조명되는 이유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예측의 측면이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는 능력에서 그렇다. 미친 현실이라 불리는 시장은 사람뿐만 아니라 날씨와 같은 환경의 영향이 크다. 생존 역량을 갖추고 싶다면 내 안으로 깊이, 깊이 들어가자.

2015-04-20 13:55:02 메트로신문 기자